일프로 아이돌 지망생의 이중생활
낮에 연습생 밤엔 일프로 아가씨

제보자 : 일프로 마담 B님
장 소 : ○○○ 일프로
시 간 : 2024년 09월
썰탐정님께,
이런 이야기 관심 있을까 싶어서
조심스레 제보해요.
사실 별로 특별한 얘긴 아닌데,
제 주변에선 아직 모르는 사람도 많더라고요.
그래서 써봅니다.
강남 쪽 일 좀 하다 보면요,
일프로 아이돌 지망생?
진짜 흔합니다.
별일 아니에요.
언니, 나 아이돌 준비 중이에요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땐 좀 웃겼어요.
언제부턴가 일프로나 텐프로에서 아가씨
소개받으면 꼭 나온다는 멘트가 있어요.
“저 아이돌 준비 중이에요.”
“아이돌 회사에서 연습했었어요.”
“지금은 잠깐 쉬고 있어요.”
이게 처음엔 의심스럽죠.
근데 보다 보면, 진짜 그쪽 백그라운드가 있는
애들이 꽤 있어요.

제가 아는 H도 그런 케이스였어요.
회사 여러 군데 오디션 본 거, 영상 자료도
직접 보여줬었거든요.
근데 그 아이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
저는 곧 알게 됐죠.
무대보다 당장의 생활비
아이돌 지망생이라는 단어,
겉보기엔 화려한 단어지만
현실은 뻔합니다.
학원비에, 프로필 촬영비에,
오디션 준비비까지.
돈 없으면 연습도, 데뷔도 못 해요.

H는 고3 때부터 걸그룹 연습생이었는데,
데뷔가 자꾸 미뤄졌대요.
그렇게 몇 년 버티다가 결국 계약 해지.
다시 시작해보려고 했지만,
현실은 너무나 빠르게 벽에 부딪쳤대요.
학원비부터 프로필 새로 찍는 비용,
오디션 준비를 위한 시간까지—
전부 다 돈이 필요했죠.
“어차피 잠깐이면 되니까.”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하며,
조심스레 1% 쪽 일를 알아봤다고 해요.
처음엔 무섭고 망설여졌지만,
주변에서 비슷한 길을 택한 친구들이
많다 보니 결국 마음을 굳혔다고 하더라고요.
H는 그렇게 1%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나 여기 오래 안 있을 거예요
그 아이가 제게 딱 이렇게 말했어요.
“진짜 잠깐만.
오디션까지 2달 정도만 일할 거예요.”
근데 그 말, 전 믿지 않았어요.
왜냐면 그 말 수십 번 들었거든요.
일프로 아이돌 지망생 중에
정말로 ‘잠깐만’ 일하고 떠나는 사람?
생각보다 드물어요.
지명 붙으면 생각이 바뀌더라
H는 외모가 괜찮았어요.
말투도 또렷했고,
기본적인 대화 센스가 있었죠.

그래서였을까요?
지명 손님들 금방 붙더니 한 달 만에
가게 최고 에이스로 올라가더라고요.
그때부터 말하는 뉘앙스가 조금 달라졌어요.
“돈 많이 버니까…
확실히 안정감이 생기네요.”
“연습도 제대로 할 수 있고, 예쁜 옷도 사고.”
그 말에 뭐라 할 순 없었어요.
사실, 이해됐거든요.
연예인 준비가 아무리 간절해도
생계 앞에선 흔들릴 수밖에 없는 거,
그거 다들 공감하잖아요.
이중생활, 알고 보면 흔한 일
제가 직접 아는 애들만 해도
일프로 아이돌 지망생이 7명은 넘어요.
그중 두 명은 실제로 오디션 통과해서
웹드라마 나갔고요,
한 명은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도
잠깐 나왔어요.
근데요, 다 공통점이 있어요.

밤에는 술 따르고, 낮엔 오디션 준비.
몸은 지쳐도, 둘 다 안 놓치려 애써요.
그러다 결국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죠.
“지명 계속 붙고, 수입이 커지면
연예인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여기서 번 돈으로
데뷔하는 애도 있고요.”
결국, 선택은 본인의 몫
H는 좀 달랐어요.
딱 3달 만에 1% 가게를 그만뒀어요.
누구보다 빠르게 정리한 거죠.
그리고 진짜 데뷔했어요.
아이돌은 아니었지만, 방향을 조금 틀어서
케이블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나왔죠.
무대는 달라졌지만,
결국 사람들 앞에 선 거예요.

근데 말이죠.
그 아이처럼 되는 건 소수예요.
나머지는요?
계속 1%에 남습니다.
“언젠가는 나가야지” 하면서…
썰탐정 J가 받아본 제보의 결론
‘일프로 아이돌 지망생’
이제는 유별난 존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많아서 특별하지도 않죠.
하지만 그들 각자의 사정은
각자만의 드라마예요.

누군가는 이중생활을 통해
꿈을 현실로 만들고,
누군가는 현실에 눌려 꿈을 접죠.
누가 맞고 틀리고는 없어요.
그냥, 그게 ‘요즘 현실’일 뿐이에요.
어쩌면 누군가는 이런 현실을 보고
씁쓸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죠.
“꿈을 핑계로 유흥을 택한 거 아니냐”는
시선도 분명 있어요.
하지만 직접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단정 짓기 어렵습니다.
누군가는 가족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고,
누군가는 몇 번의 데뷔 무산 끝에 마지막
선택을 한 경우도 있었죠.
실제로 제가 만났던 또 다른 일프로 아이돌
지망생 Y는 부모 몰래 일하면서 매달 학원비를
직접 감당했어요.
그 애는
“집에선 그냥 백화점 알바한다고 해요”라며
쑥스러운 듯 웃었죠.
하지만 그 말 속엔 얼마나 복잡한 감정이
섞여 있었을지, 지금도 기억에 남아요.
일프로 아이돌 지망생이라는 말은 이제 강남
업계에선 더 이상 놀랍지도 않은 현실입니다.
그만큼 이 길을 택한 이들이 많다는 거고,
그만큼 누군가는 여전히 일프로 아이돌 지망생
으로 살아가며 꿈과 생계를 동시에 끌어안고
있다는 뜻이에요.
그 끝이 어떤 결말이든,
그들이 버티는 하루하루는 분명
‘진짜 인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그 하루들이 쌓여
진짜 무대 위에 서게 될지도 모르고,
혹은 누군가의 기억 속 ‘멋진 언니’로
남게 될지도 모르죠.
그 어떤 결과든,
그들은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고 있어요.
우리는 흔히 말하곤 합니다.
“꿈은 포기하지 않는 자의 것”이라고.
하지만 때로는, 꿈을 이어가기 위해
잠시 돌아가는 길을 선택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죠.
일프로 아이돌 지망생이라는 단어가
그저 자극적인 수식어가 아닌,
진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걸
조금만 더 많은 이들이 알게 되길 바랍니다.
그들이 어떤 무대에 서든,
그 무대가 밝게 빛나길.
그리고 언젠가, 그 무대 아래에서
이들의 지난날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날이
오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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